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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리커(Flicker)와 조명 품질 – PWM 조광의 함정, “눈에 안 보이면 괜찮다”는 착각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무실 천장 조명을 비추면 화면에 검은 줄무늬가 위아래로 흘러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눈으로 보면 멀쩡하게 켜져 있는 조명인데 말입니다.

같은 조명 아래에서 오래 일하면 유독 눈이 피곤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두 현상 모두 원인이 같을 수 있습니다. 조명이 아주 빠르게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플리커(Flicker)**라고 부릅니다.

LED 조명에서 플리커는 주로 두 곳에서 생깁니다. 전원의 리플, 그리고 밝기를 줄이는 PWM 조광입니다. 특히 PWM은 “눈에 안 보이니 괜찮다”는 이유로 쉽게 쓰이는데, 이 글은 그 판단이 어디서 틀어지는지 계산으로 정리합니다.

💡 이 글은 광학 시리즈 6단계 구동·전기의 두 번째 글입니다. LED 드라이버 기초 – 정전류 vs 정전압에서 “전류를 일정하게 흘리는 법”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그 전류를 시간축에서 들여다봅니다.


💡 플리커는 “보이는 깜빡임”만이 아니다

조명의 밝기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현상을 통틀어 **시간적 광 변조(TLM, Temporal Light Modulation)**라고 하고, 그 결과로 사람이 느끼는 현상을 **TLA(Temporal Light Artefacts)**라고 부릅니다. 크게 세 가지입니다.

현상설명주로 문제되는 주파수
보이는 플리커조명 자체가 깜빡이는 것이 느껴짐낮은 주파수 (수십 Hz 이하)
스트로보 효과움직이는 물체가 끊겨 보이거나 멈춰 보임수십 Hz ~ 수 kHz
팬텀 어레이눈을 빠르게 돌릴 때 광원이 점선처럼 보임수백 Hz 이상도 보고됨

“100Hz가 넘으면 사람 눈에 안 보인다”는 말이 흔하지만, 이것은 조명을 가만히 바라볼 때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플리커 관련 자료를 정리한 FlickerSense는 800Hz 플리커가 개별 섬광으로 보일 수 있고, 팬텀 어레이나 스트로보 효과로는 10kHz 수준까지도 간접 인지될 수 있다는 연구를 소개합니다.

⚠️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다고 영향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움직이는 물체, 시선 이동, 그리고 카메라는 사람이 가만히 볼 때보다 훨씬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 플리커를 숫자로 표현하는 두 가지 방법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는 지표는 두 가지입니다.

퍼센트 플리커 (Percent Flicker, 변조 깊이 Mod%)
= (최대 − 최소) ÷ (최대 + 최소) × 100

플리커 인덱스 (Flicker Index, FI)
= 평균선 위쪽 면적 ÷ 한 주기 전체 면적

퍼센트 플리커는 얼마나 깊게 흔들리는지를, 플리커 인덱스는 파형 모양까지 반영해 흔들림을 봅니다. 둘 다 0이면 완전히 일정한 빛입니다.

같은 계산을 대표 파형에 적용하면 이렇습니다.

파형퍼센트 플리커플리커 인덱스평균 밝기
정전류 DC (리플 없음)0%0.00100%
사인파 리플 ±5%5%0.016100%
사인파 리플 ±30%30%0.095100%
PWM 듀티 30%100%0.7030%

📌 계산 근거: Python으로 파형을 샘플링해 계산했습니다. 사인파 리플의 플리커 인덱스는 이론식 (변조 깊이 ÷ π)과 일치하고, 꺼짐 구간이 있는 PWM의 플리커 인덱스는 (1 − 듀티)와 일치합니다.

💡 전류 리플과 퍼센트 플리커의 관계: 광출력이 전류에 거의 비례한다고 보면, **리플 피크-피크가 평균 전류의 20%일 때 퍼센트 플리커는 약 10%**입니다(±10%이므로). 드라이버 데이터시트의 리플 전류 값을 플리커로 어림할 때 쓸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LED의 전류-광출력 관계가 완전한 직선이 아니므로 근사입니다.


🔌 LED 플리커는 어디서 생기나

1. 전원 리플 – 한국에서는 120Hz

상용 교류는 한국 기준 60Hz입니다. 이것을 정류하면 전압이 1초에 120번 오르내리는 120Hz 성분이 남습니다. 드라이버가 이 성분을 충분히 걸러내지 못하면 LED 전류에 리플이 섞이고, 그대로 120Hz 플리커가 됩니다.

드라이버 기초 글에서 본 것처럼 정전류 드라이버는 평균 전류를 맞춰주지만, 리플까지 0으로 만든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저가 드라이버와 소형 전구형 제품에서 리플 플리커가 자주 문제되는 이유입니다.

2. PWM 조광 – 밝기를 줄이는 순간 생긴다

PWM(Pulse Width Modulation)은 LED를 완전히 켰다 껐다 반복하면서 켜진 시간의 비율(듀티)로 평균 밝기를 조절합니다. 회로가 단순하고 밝기 조절이 정밀해서 널리 쓰입니다.

문제는 파형 자체입니다.

듀티평균 밝기퍼센트 플리커플리커 인덱스
100%100%0%0.00
80%80%100%0.20
50%50%100%0.50
30%30%100%0.70
10%10%100%0.90

⚠️ PWM 조광의 첫 번째 함정: 밝기를 조금만 낮춰도(듀티 99%) 퍼센트 플리커는 **곧바로 100%**가 됩니다. 꺼짐 구간이 있는 한 최소값이 0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둡게 할수록 플리커 인덱스는 더 나빠집니다. 100% 밝기에서 시험한 결과가 조광 상태의 품질을 대변하지 못합니다.


📊 얼마나 빨라야 괜찮은가 – IEEE 1789 권고

플리커 평가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문서는 IEEE Std 1789-2015입니다. IEEE 표준 소개 페이지에 따르면, 이 문서는 LED 변조 주파수가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위험과 조광 시 변조 방식을 다루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권고를 제시합니다. **강제 규격이 아니라 권고 관행(Recommended Practice)**입니다.

핵심은 주파수가 높을수록 허용되는 변조 깊이가 커진다는 것입니다. 측정 장비 업체 Admesy의 해설FlickerSense에 정리된 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위험(Low Risk)
  f < 90 Hz          : Mod% < 0.025 × f
  90 ~ 1250 Hz       : Mod% < 0.08 × f
  1250 Hz 초과        : 제한 없음

영향 관찰 안 됨(NOEL, No Observable Effect Level)
  f < 90 Hz          : Mod% < 0.01 × f
  90 Hz 이상          : Mod% < 0.0333 × f   (약 3000 Hz까지 적용)

주파수별로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주파수저위험 한계NOEL 한계
120 Hz9.6%4.0%
240 Hz19.2%8.0%
500 Hz40.0%16.7%
1,000 Hz80.0%33.3%
1,250 Hz100%41.6%
2,000 Hz제한 없음66.6%
3,000 Hz제한 없음약 100%

여기서 실무에 바로 쓰는 결론 두 가지가 나옵니다.

리플 쪽: 120Hz 리플은 퍼센트 플리커 9.6% 미만이어야 저위험, 4% 미만이어야 NOEL입니다. 리플 피크-피크로 환산하면 평균 전류의 각각 약 19%, 8% 수준입니다.

PWM 쪽: 꺼짐 구간이 있는 PWM(퍼센트 플리커 100%)이 저위험 조건을 만족하려면 1,250Hz 초과, NOEL을 만족하려면 약 3,000Hz 이상이어야 합니다.

📌 PWM 100% 변조의 NOEL 조건은 100 ÷ 0.0333 ≈ 3,003Hz로 계산됩니다. 이 글에서는 반올림해 약 3,000Hz로 적었습니다.

💡 “200Hz PWM이면 사람 눈엔 안 보이니 괜찮다”는 판단이 흔합니다. IEEE 1789 기준으로 200Hz에서 허용되는 변조 깊이는 저위험 16%, NOEL 약 6.7%입니다. 100% 변조인 PWM은 저위험 한계의 6배 이상입니다.


🇪🇺 EU 규제는 조광 상태를 보지 않는다

유럽은 에코디자인 규정 (EU) 2019/2020에서 플리커를 정량 기준으로 규제합니다. 조명 업체 ERCO의 설명에 따르면 두 지표를 씁니다.

지표평가 대상주파수 범위한계
PstLM보이는 플리커약 0.3 ~ 80 Hz1.0 이하
SVM스트로보 효과80 ~ 2,000 Hz0.4 이하

두 값 모두 1이면 평균적인 관찰자가 50% 확률로 알아챈다는 의미입니다. LEDVANCE의 규정 FAQ에 따르면 SVM 한계는 2021년 9월부터 0.9, 2024년 9월부터 0.4로 강화되었고, CRI 80 이하가 허용되는 옥외·산업용 등은 예외로 둡니다.

⚠️ PWM 조광의 두 번째 함정: 이 한계는 전부하(Full load), 즉 100% 밝기에서 측정한 값에 적용됩니다. 한 LED 업체의 조달 관점 해설도 규정 한계가 전부하 기준이라서, 센서 대기 조광이나 다단 출력처럼 낮은 밝기로 오래 쓰는 제품은 전부하 성적서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PWM 조광 제품은 100%에서는 리플만 남아 좋은 값이 나오고, 조광하는 순간 플리커가 커질 수 있습니다.

PstLM과 SVM의 측정 방법과 판정은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 카메라와 머신비전에서는 더 엄격하다

사람 눈보다 더 까다로운 관찰자가 카메라입니다. 스마트폰과 대부분의 CMOS 카메라는 롤링 셔터 방식이라, 화면의 각 행(줄)을 조금씩 다른 시점에 노출합니다.

한 이미지 센서 특허는 노출 시간이 광원 밝기 변동 주기의 정수배가 아니면 행마다 받는 빛의 양이 달라져, 밝고 어두운 띠가 화면을 가로질러 흐른다고 설명합니다.

이상적인 PWM 파형(듀티 30%)과 롤링 셔터를 가정해 가장 밝은 행과 가장 어두운 행의 차이를 계산했습니다.

셔터 속도PWM 240HzPWM 1,000HzPWM 20kHz
1/60초0%5.9%0.3%
1/100초33.3%0%0%
1/250초13.3%0%0%
1/500초100%0%0%
1/2000초100%100%0%
1/8000초100%100%33.3%

📌 계산 근거: 각 행이 받는 빛을 PWM 파형의 적분으로 구하고, 행의 시작 위상을 한 주기 전체에 걸쳐 바꿔가며 최대·최소를 찾았습니다. 계산 결과는 (최대 − 최소) ÷ 최대입니다. 실제 카메라는 센서 응답과 LED의 켜짐·꺼짐 시간 때문에 이 값과 다릅니다.

읽는 법은 이렇습니다.

  • 노출 시간이 PWM 주기의 정수배면 줄무늬가 사라집니다. 1,000Hz PWM에서 1/100초는 10주기, 1/250초는 4주기라 0%입니다.
  • 노출 시간이 PWM의 꺼짐 구간보다 짧아지면 어떤 행은 빛을 전혀 받지 못해 100%가 됩니다. 240Hz에서 1/500초가 그런 경우입니다.
  • 주파수가 높을수록 빠른 셔터에서도 줄무늬가 생기지 않습니다. 20kHz는 1/4000초까지 0%입니다.

💡 머신비전 조명에서의 대응: 셔터 속도를 광원 주기의 정수배로 맞추기, 카메라 트리거와 조명을 동기화한 스트로브 구동, 글로벌 셔터 카메라 사용, 그리고 무엇보다 검사 조명은 PWM 대신 정전류(아날로그)로 밝기를 조절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머신비전 카메라 업체 Vadzo도 노출 시간을 PWM 주기의 정수배로 맞추거나 행별 노출 시간차 자체를 없애는 방식을 대책으로 설명합니다.


🎛️ 그럼 밝기는 어떻게 줄여야 하나

방식원리플리커단점
아날로그(CCR) 조광전류 크기 자체를 줄임리플 외에는 없음저전류에서 색 변화, 저조도 정밀도
저주파 PWM (수백 Hz)켜짐 비율 조절100% 변조, IEEE 기준 밖스트로보·카메라 줄무늬
고주파 PWM (수 kHz 이상)켜짐 비율 조절100% 변조지만 NOEL 영역 가능스위칭 손실, 소자·EMI 고려
하이브리드고조도는 아날로그, 저조도는 PWM조광 구간에 따라 다름제품마다 구현 방식이 다름

두 방식은 서로의 약점을 채웁니다.

아날로그 조광의 약점. Analog Devices의 기술 문서는 아날로그 조광이 10:1 밝기 범위에서 이미 정확도가 25% 이상 떨어지고 LED 색도 틀어질 수 있는 반면, PWM은 훨씬 넓은 조광비를 색 변화 없이 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TI의 응용 자료에는 녹색 LED를 아날로그로 25%까지 줄였을 때 파장이 525nm에서 531nm로 이동한 예가 있습니다.

PWM의 약점. 이 글에서 계산한 대로 플리커입니다. 또한 DigiKey의 기술 기사는 PWM도 듀티에 따라 정션 온도가 달라져 색이 조금 움직일 수 있다는 연구를 소개합니다. “PWM은 색 변화가 전혀 없다”는 말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하이브리드. 한 차량용 LED 구동 특허는 전류가 높은 구간에서는 DC(아날로그) 조광을, 낮은 구간에서는 PWM 조광을 쓰는 방식으로 색 변화를 줄이면서 조광비를 확보하는 구성을 설명합니다.

💡 용도별 추천 방향 (필자 판단)

  • 사무실·학교·장시간 작업 공간: 아날로그 조광 또는 3kHz 이상 고주파 PWM
  • 카메라 촬영, 머신비전 검사: 아날로그 조광을 우선 검토, PWM이면 카메라와 동기화
  • 색 정확도가 중요한 조명(디스플레이 백라이트 등): 고주파 PWM 또는 하이브리드
  • 저조도까지 부드럽게 줄여야 하는 조명: 하이브리드 검토

❓ 자주 하는 오해 3가지

오해 1. “눈에 안 보이면 플리커가 없는 것이다” → 가만히 볼 때 안 보이는 것과 영향이 없는 것은 다릅니다. 스트로보 효과, 팬텀 어레이, 카메라 줄무늬는 수백 Hz 이상에서도 나타납니다. IEEE 1789도 90Hz 이상 구간에 변조 깊이 권고를 따로 둡니다.

오해 2. “정전류 드라이버면 플리커가 없다” → 정전류는 평균 전류를 맞추는 것입니다. 120Hz 리플이 남아 있을 수 있고, PWM으로 조광하면 정전류 드라이버라도 100% 변조가 됩니다. 데이터시트에서 리플 전류와 조광 방식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오해 3. “성적서에 플리커 합격이면 조광해도 괜찮다” → EU 규정의 PstLM·SVM 한계는 전부하 기준입니다. PWM 조광 제품은 100%에서 합격해도 조광 상태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조광해서 쓸 제품이라면 조광 상태의 측정값을 요청하세요.


✅ 한눈에 정리

항목핵심 내용
퍼센트 플리커(최대 − 최소) ÷ (최대 + 최소) × 100
플리커 인덱스평균선 위 면적 ÷ 전체 면적. PWM이면 1 − 듀티
리플 플리커한국은 120Hz. 리플 p-p 20%면 약 10%
PWM 플리커조광하는 순간 100%. 어둡게 할수록 FI 악화
IEEE 1789 저위험90~1,250Hz에서 Mod% < 0.08 × f
IEEE 1789 NOEL90Hz 이상에서 Mod% < 0.0333 × f
PWM 권장 주파수저위험 1,250Hz 초과, NOEL 약 3,000Hz 이상
120Hz 리플 권장저위험 9.6% 미만, NOEL 4% 미만
EU 2019/2020PstLM ≤ 1.0, SVM ≤ 0.4 (전부하 기준)
카메라 줄무늬노출 시간을 광원 주기 정수배로. 검사 조명은 아날로그 조광 우선

🎯 오늘 바로 확인해볼 것

  1. 쓰고 있는 조명을 **스마트폰 카메라(가능하면 셔터 속도를 빠르게 설정할 수 있는 프로 모드)**로 비춰보세요. 조광 전후로 줄무늬가 생기는지 비교하면 PWM 여부를 간이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량 판정은 아니며, 기종과 설정에 따라 결과가 다릅니다.
  2. LED 드라이버 데이터시트에서 **리플 전류(또는 리플 %)**와 조광 방식(PWM/아날로그/하이브리드), PWM 주파수를 찾아보세요. 적혀 있지 않다면 제조사에 문의할 항목입니다.
  3. 조광해서 쓰는 제품이라면, 플리커 성적서가 몇 % 밝기에서 측정한 값인지 확인하세요.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다음 글에서는 **플리커 측정과 판정 기준 (PstLM·SVM)*을 다룹니다. 이 글에서 이름만 소개한 두 지표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어떤 장비로 재야 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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