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LED 모듈, 같은 3,000lm인데 하나는 스포트라이트처럼 좁게 쏘고 하나는 벽 전체를 부드럽게 적십니다. 차이를 만드는 건 LED가 아니라 그 위에 씌운 작은 렌즈 하나입니다.
이 렌즈를 **2차 광학계(Secondary Optics)**라고 부릅니다. 조명 설계에서 “빛의 양”은 LED가 정하지만, “빛의 모양”은 거의 전적으로 2차 광학계가 정합니다.
💡 이 글은 광학 시리즈 3단계 광학 부품 설계의 네 번째 글입니다. 도광판이 빛을 면으로 펼치고 확산판이 흩뜨렸다면, 2차 광학계는 반대로 빛을 원하는 방향으로 모읍니다. 앞서 다룬 전반사와 프레넬 반사가 여기서 동시에 쓰입니다.
🔰 1차와 2차 – 무엇이 다른가

**1차 광학계(Primary Optics)**는 LED 패키지 안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칩 위의 형광체층, 그 위를 덮은 실리콘 돔이 여기 해당합니다. LED 제조사가 붙여서 출하하므로 설계자가 바꿀 수 없습니다.
1차 광학계를 거친 빛은 대부분 램버시안(Lambertian) 배광입니다. 반구 전체로 퍼지고, 정면이 가장 밝으며 각도에 따라 cos 함수로 줄어드는 형태입니다. 절반 밝기가 되는 각도(FWHM)가 약 120°라 “120° 배광”이라고 부릅니다.
**2차 광학계(Secondary Optics)**는 그 위에 설계자가 추가하는 렌즈나 리플렉터입니다. 목적은 하나입니다. 넓게 퍼진 빛을 필요한 곳으로 모으는 것.
⚠️ 가장 중요한 전제입니다. 2차 광학계는 빛을 만들지 않습니다. 이미 나온 빛을 재배치할 뿐이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10~20%를 잃습니다. “렌즈를 씌우면 밝아진다”는 건 특정 지점의 조도가 올라간다는 뜻이지, 총 광속이 늘어나는 게 아닙니다.
🧱 2차 광학계의 세 가지 형태
| 방식 | 원리 | 효율 | 특징 |
|---|---|---|---|
| TIR 렌즈 | 굴절 + 전반사 | 높음 (90% 이상 사례) | 직진광·측면광 모두 제어, 글레어 감소 |
| 리플렉터 | 반사 | 상대적으로 낮음 | 저렴, 구현 간단, 직진광 제어 불가 |
| 단순 렌즈 | 굴절만 | 중간 | 형상 단순, 넓은 각도 광선 놓침 |
TIR 렌즈가 주류인 이유는 구조에 있습니다. 리플렉터는 옆으로 퍼지는 빛만 관리하고 가운데로 곧장 나가는 빛은 손대지 못합니다. 반면 TIR 렌즈는 직진광과 반사광을 모두 제어합니다. 또 광원이 렌즈에 덮여 있어 LED 특유의 눈부심도 줄어듭니다.
한 부품 공급사 자료는 광학급 PMMA 렌즈가 약 90%의 효율을 낸다고 설명하고, 실리콘 TIR 렌즈 제조사는 시뮬레이션 기준 85~89%, 실측에서 최대 89~91%를 보고합니다.
🔬 TIR 렌즈는 어떻게 작동하나

TIR 렌즈는 하나의 부품이지만 역할이 다른 세 영역으로 나뉩니다.
① 중앙 굴절부 — LED 바로 위로 곧장 올라가는 빛을 담당합니다. 렌즈 아래 오목한 공동(cavity)의 곡면에서 굴절되어 방향이 모입니다.
② 측면 TIR부 — 옆으로 크게 퍼지는 빛을 담당합니다. 이 빛은 렌즈 측벽에 임계각보다 큰 각도로 부딪혀 전반사되고, 위쪽으로 꺾입니다. 금속 반사면이 없는데도 반사되는 이유이고, 코팅 없이 높은 효율이 나오는 비결입니다.
| 재질 | 굴절률 | 임계각 |
|---|---|---|
| 실리콘 | 1.41 | 45.17° |
| PMMA | 1.49 | 42.16° |
| PC | 1.586 | 39.09° |
📌 임계각은 전반사 글과 같은 식(θc = arcsin(1/n))으로 Python 계산한 값입니다.
③ 출사면 — 최종 빔 형상을 결정합니다. 이 면을 매끈하게 두면 좁고 선명한 빔이, 미세 요철을 주면 부드럽게 퍼진 빔이 나옵니다.
한 광학 업체 기술자료에 따르면 콜리메이터 출사광의 약 85%가 전반사로 동작하는 주변부에서 나옵니다. TIR부가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 에텐듀 – 설계로 넘을 수 없는 벽
여기서부터가 2차 광학계 설계의 진짜 핵심입니다. 빔을 아무리 좁히고 싶어도 넘을 수 없는 물리적 한계가 있습니다.
이 한계를 에텐듀(Étendue) 보존 법칙이라고 합니다. 광학계를 지나도 “광원 면적 × 입체각”의 곱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원리입니다. 결과만 쓰면 이렇습니다.
sin θ = d / D
d : 발광면 지름 (LES, Light Emitting Surface)
D : 렌즈 출사 구경
θ : 빔 반각 (빔각 = 2θ)

이 식이 실무에 주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좁은 빔을 원하면 렌즈를 키우거나 발광면이 작은 LED를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 목표 빔각 | LES 3mm일 때 필요 구경 | LES 6mm일 때 필요 구경 |
|---|---|---|
| 30° | 11.6mm | 23.2mm |
| 20° | 17.3mm | 34.6mm |
| 15° | 23.0mm | 46.0mm |
| 10° | 34.4mm | 68.8mm |
| 5° | 68.8mm | 137.6mm |
⚠️ 위 값은 이론적 하한선입니다. 실제 렌즈는 수차와 제조 공차 때문에 이보다 큽니다. 표의 숫자보다 작은 렌즈로 그 빔각을 약속하는 제품이 있다면, 빔 정의 방식(FWHM인지 10% 기준인지)을 먼저 확인해보세요.
여기서 자주 겪는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COB LED는 발광면이 크다는 점입니다. 지름 6~9mm급 COB는 같은 렌즈를 써도 소형 SMD LED보다 빔이 훨씬 넓게 나옵니다. LES 9mm를 50mm 렌즈에 넣으면 이론상으로도 20.7°가 한계입니다.
💡 다색 조명에서도 이 문제가 나타납니다. 형광체 변환 백색 LED는 형광체 면적이 칩보다 커서, 같은 렌즈를 써도 RGB LED보다 빔각이 넓어집니다. 멀티컬러 조명에서 색깔마다 빔 크기가 달라 보이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 빔각과 광도 –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가
빔을 좁히면 그 방향의 광도(cd)가 올라갑니다. 얼마나 올라갈까요?

| 빔각 (FWHM) | 입체각 | 중심 광도 (1,000lm 기준) |
|---|---|---|
| 10° | 0.024 sr | 약 18,800 cd |
| 15° | 0.054 sr | 약 8,400 cd |
| 24° | 0.137 sr | 약 3,300 cd |
| 36° | 0.308 sr | 약 1,500 cd |
| 60° | 0.842 sr | 약 535 cd |
| 120° | 3.142 sr | 약 143 cd |
⚠️ 가상 계산입니다. 1,000lm 중 FWHM 원뿔 안에 45%가 들어간다고 가정했습니다. 이 45%는 한 광학 업체가 자사 콜리메이터 기준으로 제시한 값으로, 전체 배광은 언제나 FWHM보다 훨씬 넓게 퍼진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실제 값은 배광 형상에 따라 다릅니다.
10°와 120°는 같은 광속인데 중심 광도가 130배 넘게 차이 납니다. 이 표와 역제곱·코사인 법칙을 함께 쓰면, 목표 거리에서 필요한 조도를 역산해 빔각을 고를 수 있습니다.
🔢 계면 손실도 잊지 마세요
2차 광학계를 추가하면 공기-렌즈 계면이 두 개 늘어납니다. 프레넬 반사에 따른 손실입니다.
| 재질 | 면당 반사 | 2계면 통과 |
|---|---|---|
| 실리콘 (n=1.41) | 2.89% | 94.37% |
| PMMA (n=1.49) | 3.87% | 92.54% |
| PC (n=1.586) | 5.13% | 90.23% |
여기에 커버 글라스나 확산판까지 더하면 층마다 곱해집니다. 예를 들어 **TIR 렌즈 90% × 커버 92% = 82.8%**입니다. 확산판 글에서 다룬 누적 손실 계산과 같은 방식입니다.
🛠️ 실무 선택 기준
재질 선택
| 재질 | 장점 | 주의점 |
|---|---|---|
| PMMA | 투과율 높음, 저렴, 가공 용이 | 내열 한계, 취성 |
| PC | 내열·내충격 우수 | 투과율 낮음, 황변 위험 |
| 실리콘 | 내열성 매우 우수, 계면 손실 최소 | 단가 높음, 임계각이 커서 TIR 설계 여유 적음 |
⚠️ 렌즈는 열과 빛에 장기간 노출되면 황변이 진행되어 색이 변하고 기구별 성능 편차가 생깁니다. 고출력·고온 환경일수록 재질의 내열 등급을 먼저 확인하세요.
조립 시 확인할 것
- 광축 정렬 : LED 중심과 렌즈 중심이 어긋나면 빔이 한쪽으로 기울고 색분리가 생깁니다. 렌즈 홀더나 핀 정렬 구조가 필요합니다.
- LED와 렌즈 공동 사이 간격 : 설계값보다 뜨면 측면 빛이 새어 효율이 떨어집니다.
- LES 확인 : 데이터시트에서 발광면 크기를 먼저 보고, 위 에텐듀 표로 목표 빔각이 가능한지 판단하세요.
- 다수 LED 배열 : 렌즈 어레이를 쓸 때는 개별 빔이 목표 거리에서 겹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안 겹치면 얼룩이 생깁니다.
❓ 자주 하는 오해 3가지
오해 1. “렌즈를 씌우면 더 밝아진다” → 총 광속은 오히려 줄어듭니다(효율 80~90%). 늘어나는 건 특정 방향의 광도뿐입니다. 방을 전체적으로 밝히는 게 목적이라면 렌즈가 오히려 손해입니다.
오해 2. “렌즈만 바꾸면 어떤 빔각이든 만들 수 있다” → 에텐듀 한계 때문에 발광면 크기가 하한선을 정합니다. LES 9mm COB로 5° 빔을 만들려면 이론상으로도 렌즈 구경이 200mm를 넘어야 합니다.
오해 3. “빔각 24°면 빛이 24° 안에만 있다” → FWHM은 절반 밝기가 되는 각도일 뿐입니다. 그 바깥에도 빛은 계속 있습니다. 앞서 본 대로 FWHM 원뿔 안에 들어가는 광속은 절반도 안 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판단은 IES 파일과 배광곡선을 봐야 합니다.
✅ 한눈에 정리
| 항목 | 핵심 내용 |
|---|---|
| 1차 광학계 | LED 패키지 내부(형광체·실리콘 돔). 변경 불가 |
| 2차 광학계 | 설계자가 추가하는 렌즈·리플렉터 |
| 역할 | 빛을 만들지 않고 배분만 한다 |
| TIR 렌즈 구조 | 중앙 굴절부 + 측면 TIR부 + 출사면 |
| 전반사 조건 | PMMA 42.2°, PC 39.1°, 실리콘 45.2° |
| 에텐듀 한계 | sin θ = d / D |
| 빔 좁히는 법 | 렌즈를 키우거나 LES가 작은 LED 사용 |
| 광도 변화 | 빔각 10° vs 120°에서 130배 이상 차이 |
| 효율 | TIR 렌즈 85~90%대, 계면 손실은 곱셈 |
| 조립 핵심 | 광축 정렬, LES 확인, 어레이 중첩 |
🎯 오늘 바로 확인해볼 것
- 검토 중인 LED 데이터시트에서 **LES(발광면 크기)**를 찾아보세요. 빔각 설계의 출발점입니다.
- 목표 빔각을 정했다면 **D = d / sin(빔각/2)**로 필요한 최소 렌즈 구경을 계산해보세요. 기구 공간에 들어가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현재 구성의 광학 효율을 층별로 곱해보세요. LED 광속 × 렌즈 효율 × 커버 투과율이 실제로 나가는 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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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사인 법칙/역제곱 법칙 — 빔각을 정했을 때 목표 거리에서 조도가 얼마나 나올지 계산합니다.
3단계 광학 부품 설계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글부터는 4단계 측정과 검증으로 넘어가, 첫 번째로 적분구와 조도계·휘도계의 차이를 정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