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유리판 두 장을 맞붙였는데, 그 사이에 무지개색의 원형 무늬가 보인 적 있으신가요?
또는 화면을 카메라로 찍었을 때, 이상하게 줄무늬 같은 패턴이 생긴 경험은요?
겉보기엔 단순한 “빛의 장난”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두 현상은 광학적으로 매우 다른 원리에서 비롯됩니다.
오늘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종종 마주치는 ‘뉴턴링(Newton’s Rings)’과 ‘모아레(Moiré)’ 현상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겉으로는 비슷하게 보이지만, 한쪽은 간섭(interference), 다른 한쪽은 **패턴 중첩(superposition)**에 의해 생겨나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이야기죠.
🔬 1. 뉴턴링 현상 (Newton’s Rings)
“유리판 위의 무지개빛 동심원은, 빛이 스스로 간섭하며 그린 그림이다.”
뉴턴링 현상은 빛의 간섭 현상(Interference) 중 하나입니다.
17세기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얇은 공기층 위에서 관찰하며 이름이 붙여졌죠.



✅ 원리
평평한 유리판 위에 곡면 렌즈를 살짝 올려놓으면, 두 유리 사이에는 **얇은 공기층(두께가 점점 달라짐)**이 생깁니다.
이때 위쪽과 아래쪽에서 반사된 두 빛이 서로 간섭하면서 밝고 어두운 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뉴턴링입니다.
이 현상은 빛의 파장, 두께, 입사각에 따라 모양이 변하며,
보통 둥근 원형의 무늬로 관찰됩니다. (즉, ‘링’이라는 이름 그대로!)
💡 예시
- 현미경 렌즈 점검: 렌즈의 곡률과 평면도를 검사할 때 뉴턴링을 이용합니다.
- 광학 유리 품질 검사: 유리판의 평면도 불균일함을 확인할 때도 활용됩니다.
- 얇은 필름 표면: 얇은 오일막이나 비눗방울 표면에서도 유사한 간섭 패턴이 보입니다.
📸 관찰 포인트
흰빛이 아니라 **단색광(예: 나트륨등, 레이저)**을 비추면 더욱 뚜렷한 동심원이 나타납니다.
또한, 접촉 압력이 달라지면 공기층 두께가 변하면서 고리 간격도 바뀝니다.
🌀 2. 모아레 현상 (Moiré Pattern)
“두 개의 반복 무늬가 만나면, 새로운 가짜 무늬가 탄생한다.”
모아레 현상은 **빛의 간섭이 아닌 ‘패턴의 겹침’**으로 인해 생기는 시각적 착시 현상입니다.
즉, **물리적인 간섭이 아닌 ‘시각적 간섭’**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원리
서로 비슷한 간격을 가진 규칙적인 무늬(예: 줄무늬, 격자) 두 개가
미세하게 각도나 간격이 다르게 겹칠 때, 인간의 눈은 새로운 “큰 주기”의 가짜 패턴을 인식합니다.
이것이 바로 모아레입니다.
💡 예시
- 모니터나 TV 화면을 카메라로 찍을 때 생기는 줄무늬
- 인쇄물 스캔 시 생기는 패턴 왜곡
- 패브릭(천) 무늬가 겹쳐 보일 때 생기는 진동무늬
- 카메라 센서 테스트나 디지털 필터 설계 시 주의해야 할 현상
⚙️ 기술적 응용
모아레는 단순한 오류처럼 보이지만, 측정 기술에도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정밀 변형 측정(모아레 간섭법)**에서는 물체의 미세한 변위를 패턴 간섭으로 분석하죠.
🔍 3. 뉴턴링 vs 모아레 – 한눈에 비교
| 구분 | 뉴턴링 현상 | 모아레 현상 |
|---|---|---|
| 발생 원인 | 빛의 간섭 (Interference) | 패턴 중첩 (Superposition) |
| 형태 | 동심원형 밝기 무늬 | 주기적 줄무늬 또는 물결무늬 |
| 주로 보이는 곳 | 렌즈, 유리판, 얇은 필름, 비눗방울 | 화면, 인쇄물, 천, 카메라 영상 |
| 광학 원리 | 빛의 파장 차이에 의한 간섭 | 반복 패턴의 주기 차이에 의한 착시 |
| 관찰 조건 | 빛의 반사와 얇은 간격 필요 | 두 격자 패턴이 겹침 |
| 응용 분야 | 렌즈 검사, 평면도 측정 | 영상 센서, 필터 설계, 측정 기술 |
| 시각적 느낌 | 원형 무지개빛 패턴 | 커다란 파동 모양, 줄무늬 패턴 |
🌤️ 4.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빛의 무늬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빛의 그림’ 중 많은 것들이
뉴턴링이나 모아레와 같은 파동 간섭 또는 패턴 중첩의 결과물입니다.
- 스마트폰 화면을 확대해서 찍었을 때 보이는 줄무늬 → 모아레
- 유리컵 바닥과 유리 테이블이 맞닿을 때 생기는 무지개 원 → 뉴턴링
- 차량 헤드라이트 커버에 생기는 오묘한 무늬 → 복합 간섭 패턴
빛은 단순히 비추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겹치고 간섭하며 무늬를 만들어내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현상들을 이해하면, 단순히 ‘이상한 무늬’로 느껴졌던 것들이
사실은 빛의 물리적 아름다움임을 깨닫게 됩니다.
✨ 마무리 – “보이는 무늬 뒤엔 보이지 않는 파동이 있다”
뉴턴링과 모아레 현상은 모두 **‘빛과 패턴의 상호작용’**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근본 원리는 전혀 다릅니다.
하나는 파동의 간섭, 다른 하나는 패턴의 겹침.
둘 다 ‘빛’과 ‘눈’이 만나 빚어내는 아름다운 착시이자 과학의 언어입니다.
다음 번에 화면에서 줄무늬가 생기거나, 유리판 위에 무지개 고리가 보일 때—
그건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빛이 그려낸 예술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


